[2024 국감] 유동수 의원 “산은, 높은 정부 배당금…건전성 위협”

정부, 산은에 '한전·LH 주식' 현물출자 실시…'속 빈 강정' 지적
지난해 산은 배당성향 35.43%…각 금융지주 평균 대비 8.31%p 높아
"통상적인 이익 아닌 부분 배당 제외 등 대책 마련돼야"

임우섭 기자|2024/10/10 17:31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산업은행이 단기성 요소에 따라 널뛰는 당기순이익과 이에 따른 과도한 정부배당으로 인해 자본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과 지난해 각각 2조4618억원, 2조5089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산은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작업 완료 후 신용등급이 상향하면서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과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을 약 1조4000억원으로 인식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2021년에는 HMM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에 따른 처분 이익으로 약 1조8165억원을 인식해 약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유 의원은 이러한 단기성 이익 증가에 따른 과도한 정부 배당이 산은의 수익성 지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산은의 자본건전성 주식 보유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산은은 정부로부터 한전지분 32.9%를 현물출자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이 1조원 적자를 기록하면 산은의 자기자본 비율은 0.06% 하락한다. 실제로 산은은 2022년 한전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지난해 1분기 BIS 비율은 13.11%로 하락했다.

정부는 산은의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현물출자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 12월과 지난해 3월 각각 5650억원, 4350억원씩 총 1조원의 LH 주식을 현물출자하면서 산은의 BIS 비율은 0.12%포인트, 0.10%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전의 4조9000억원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산은의 BIS 비율이 13.77%로 하락하자, 올해 3월 LH 주식 2조원을 또다시 현물출자를 했다.

유 의원은 정부의 현물출자를 두고 사실상 '속 빈 강정'에 비유하며 지적했다. BIS 비율상 정부의 현물출자로 산은의 자본건전성이 개선된 듯 보이지만, 정부가 현물출자한 한전 주식과 LH 주식은 사실상 시장에서 매각이 불가능한 주식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부가 시장에서 매각 불가능한 현물을 산업은행에 넘기고, 산업은행으로부터 현금을 받는 데 대해서도 꼬집었다.

산은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정부에 역대 최대 규모인 878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산은의 지분은 100% 정부 소유다. 타 금융기관에 비해 매우 높은 배당성향이다. 지난해 산은의 배당성향은 35.43%로 각 금융지주(평균 27.12%)와 기업은행(31.2%)과 비교해도 높다. 이 때문에 단기성 실적 호조를 근거로 정부가 과도하게 배당을 가져가는 것이 산은의 장기적 건전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들려온다.

유 의원은 " 산업은행의 단기성 손익 요인으로 인해 BIS 비율이 널뛰기할 때 정부는 계속해서 현물을 주고 현금을 받아 가는 기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말로는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공공기관의 재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어 "대우조선 매각이나 주가 상승 등은 매년 생기는 이벤트가 아닌 만큼 정부가 배당을 고려할 때 특별한 취급이 필요하다"며 "산은의 통상적인 이익이 아닌 부분은 배당에서 제외한다거나 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