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인적쇄신”…갈등에 불지른 한동훈

김대남·명태균 등 비선 의혹 직격에
당내 "인사권까지 공격" 비판 쏟아져
일각 "역린도 건드리겠단 뜻" 지적도

한대의 기자|2024/10/13 18:03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오후 부산 금정구 거리 일대를 걸으며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한남동 라인'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때가 되면 '역린'도 건드릴 수 있다는 의지라는 평가가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를 향한 '마녀사냥'에 동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김건희 여사 비선 의혹'에 대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적절한 행위를 일삼고 있는 소위 '한남동 라인'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인적 쇄신을 하라는 게 그 사람들을 정리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비판이 쏟아졌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 대표가 당직 인선한 인사들 중에도 문제가 되는 발언을 하거나 막말했던 사람들이 많지 않았나. 또 문제가 많은 인사들을 감싸고돌지 않았느냐"면서 "그럴 때 한 대표의 당직인선을 갖고 대통령실이 왈가왈부한 적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선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역대 어떤 여당 대표보다 조급하게 대통령실을 공격하고 차별화하려고 하는 한 대표로 인해 당원과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아직 윤 대통령이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 대립각 계속 세우면 한 대표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대립할수록, 향후 대권주자로서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수위가 높아지는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남동 라인을 정리하지 않으면 '역린'도 서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봐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앞으로 용병을 대표로 앉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