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인수 불투명한데, 벌써부터 고용승계 보장 운운 하는 노조

MG손보 우선협상대상자에 메리츠화재 유력
재무건전성 악화에 공개매각 네 차례 유찰도
경영정상화 위해 노조도 일부 감내해야

이선영 기자|2024/10/14 18:30
MG손해보험 사옥 전경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MG손해보험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달 중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MG손보 수의계약 입찰에는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가 참여했는데, 금융지주 계열사인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재무건전성이 부실한 MG손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원 가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메리츠화재에게 이같은 재무 부담 외에도 MG손보 노동조합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MG손보 노조가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다만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지난해 8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MG손보인 만큼 노조의 반발은 빛을 바랬다는 지적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MG손보 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예금보험공사가 메리츠화재를 우선인수자로 선정할 시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취지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이후 예보가 금융위의 업무 위탁을 받아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예보는 그동안 네 차례의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고, 이에 매각 방식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했다. 수의계약에는 메리츠화재와 PEF 데일리파트너스가 참여했는데,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MG손보 노조가 총파업을 운운하며 강경대응하는 배경에는 향후 있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득권을 획득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MG손보의 부실이 큰 탓에 그간 아무도 인수에 나서지 않았고, 수년간 인력감축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노력이 전무하다시피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입찰자가 없는 상황에서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실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일반 인수합병(M&A) 방식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 카드까지 꺼내 든 상태다. P&A 방식을 통한 인수가 이뤄지면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다.

그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듭해 온 MG손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00% 고용 승계가 이뤄지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원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8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도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실익이 없을 것으로 봤다.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네 번의 매각 실패를 겪었던 만큼 MG손보 노조가 어느 정도까지는 감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