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거돌봄 동반자, 주거복지사 제도 10년 회고

2024/10/16 18:11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국민 주거복지 실행의 현장 전문인력으로 복잡다단한 지원제도의 상담과 집행, 개인의 주거 불편까지 거들어주는 주거복지사 자격제도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2014년 도입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 주거권 확보가 세계적 이슈이었지만 주택 공급에만 매달리던 국내는 명시적 법제화조차 되지 않은 채 촘촘한 보살핌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주거 빈곤과 주거 상실, 주거 불안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로드맵조차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거복지사 자격 제도가 출발한 것은 주거 복지국가로 방향을 전환하는 신호탄이었다.

2015년 주거 기본법 제정과 함께 주거권이 명시되고 주거복지 로드맵이 법제화되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실천적 주거복지 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주거 정책과 현장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주거복지사 자격제도는 기존의 사회복지사 제도와 달리 전문성을 살린 실천적 주거복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후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4288명의 전문인력이 자격증을 취득, 주거서비스 인적 자원이 많이 증가하고 업무 역시 취약가구의 주거급여 지원 등 단순한 지원영역에서 가구별 상담과 돌봄까지 확대되고 보편적 국민주거복지를 실현하는 현장 행동가로 확대되었다. 특히 취약계층이 많은 영구 임대 등 전문 공공 임대단지 전국 111곳에서 배치, 맞춤형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자체에 설치되는 주거복지센터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주거 불평등 해소와 1인 가구 증가, 초고령사회 진입 등에 따른 가구 특성 변화 외에도 주거급여의 꾸준한 확대와 취약가구 지원 강화, 실버 스테이 및 민간 아파트 단지 도입 등을 감안하면 그 역할과 니즈, 전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우선 주거기본법에 명시된 '물리적, 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충실히 실천할 수 있는 주거복지 로드맵의 재점검이다. 소득 하위 40%의 가구 중 6.5%, 청년 가구의 8.0%, 전체 가구의 3.9%는 최저주거기준조차 미달하는 열악한 주거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당장 비정상 거처 가구 수만 해도 약 44만 가구(2022년)로 되레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1인 가구 비율이 최고 40%에 이르고 전체 인구의 20%대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의 진입, 자가 비율이 고작 13.2%에 달하는 청년 빈곤 등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하면 주거복지의 획기적 전환과 주거 서비스 로드맵 마련이 절대 필요하다. 가구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주거 수요 대응과 중앙, 지자체, 공공기관 등으로 분절화된 전달체계 개선, 민간참여와 협력 체계 미흡 등 현 제도의 한계점을 과감히 뜯어고쳐야 한다.

아울러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고 연구하는 전문인력의 대폭적인 확충과 전문성 확보가 절대 필요하다. 행정복지와 사회복지와 달리 주거복지는 최일선에서 섬세하고 따뜻한 손길을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인 만큼 자존감과 안정적 직업의식을 갖고 일할 여건 마련이 필수다. 국가자격으로 승격은 물론 대학학과와 연계된 전문 과목 등을 응시과목에 포함, 신선한 젊은 인력을 대거 확보하는 방안검토 역시 필요하다. 또 법률, 건축, 세제, 금융, 생활 지원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한 만큼 재교육을 실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현행처럼 임시계약직으로 제대로 임금가이드라인조차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용안정은 요원하다.

공공에 이어 날로 증가하는 민간단지에서의 주거복지 수요를 감안해 주거복지사 의무배치 기준 마련과 권한과 책임을 명시하는 등 주거기본법의 재정비 역시 시급하다. 지난 7일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한국주거학회와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 등이 공동 개최한 '주거복지사와 함께하는 주거서비스 네트워킹' 기념행사에서 제시된 과제를 정부와 산학연이 충실히 검토해서 향후 10년 재도약의 기회로 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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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