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극찬·한국선 ‘헬조선’] 문화·예술계도 ‘좌편향’ 프레임 만연

"자신들이 누리는 풍요로움 망각"

정채현 기자|2024/10/16 17:59
문화·예술계에도 좌편향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남정욱 전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에 따르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도 자국을 일명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인식하는 좌편향 현상이 팽배한다는 것이다. 남 전 교수는 이에 대해 "문화적 좌편향은 타고난 인간 본성인 약자에 대한 지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 전 교수는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적으로는 좌편향이 아닌 나라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계가 좌편향 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대중은 바위에 계란을 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넷플릭스 프로그램 '피지컬 100'을 보더라도 가장 큰 체형을 가진 사람과 가장 왜소한 사람의 대결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가 다수인 세상이기 때문에 약자에 스스로를 대입하고 응원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인간 본성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에 가깝기 때문에 몰입하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남 전 교수는 특히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인식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자신들이 누리는 풍요로움을 누가 만들었는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좌파 인사들이 주장하는 자유, 정의, 평등, 연대 등 추상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이것들은 현실에서 완벽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전 교수가 짚은 가장 큰 문제는 '문화계 우파 스피커'가 없다는 점이다. 그는 "예를 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이나 여러 분야의 경제적 성과를 쉽게 풀이해 메시지를 전달해 줄 사람이 없는 게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영화, 소설 등 매체에서 발전주의적 세계관을 전달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편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좌편향 영화들이 흥행하는 이유에 대해선 "좌편향이 아니라 자본 편향"이라며 "문화·예술계 사람들도 이런 영화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좌익들은 단체나 공공기관 등을 만들어 나눠 쓴다. 아무도 모르는 예술인들에게까지 지원이 가도록 밀어주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자본이 도는 것)"이라고 했다.

이대영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장은 같은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술은 본래 사회비판적인 것"이라며 "각색을 해야 관객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영화 내 역사학적 왜곡에 대해선 "예술가들은 음지를 찾다 보게 되니까 역사적 한 단면을 가지고 어느 한쪽에 경도되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충분한 사료에 대한 공부 없이 드러나지 않은 빈 공간을 추론해서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결국 그 대상물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라며 "우리는 한민족인데, 너무 대치돼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박석근 작가도 이와 관련해 "약자라고 해서 다 옳은 게 아닌데 대중들이 원하는 영화들을 제작하다 보니 역사의식에서 벗어난 결과물이 생겨난다"며 좌편향 영화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작가는 특히 "좌파들은 대중들이 무엇이 정의인지에 대한 고찰이 부족한 상태에서 약자에 대한 억울함을 갖고 거기에 편승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