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과 대립보다 공조”… 韓 ‘金여사 리스크’ 대응 달라졌다

尹대통령 면담 통해 공동대응 전망
명태균 의혹·野특검 공세 적극방어
"정치적 스탠스 화해쪽으로 바뀐 듯"

김명은 기자|2024/10/20 18:0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통령실과 공동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터져 나오는 '명태균씨 의혹'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른바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김 여사 특검법'을 연계해 김 여사 관련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야당의 특검 공세를 적극 방어하고, 대신 당정이 함께 전략을 마련해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는 길로 가겠다는 기조가 읽힌다는 것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와 친한계는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재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대표는 새 특검법이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관련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 것을 두고 '사실상 민주당이 임명한 특검이 우리 당 공천 상황을 확인해 보겠다며 시·도당을 압수수색할 수 있는데, 말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주변 인사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공식 논평을 통해 여당 당사 압수수색 우려를 표하며 특검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친한계에서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하면 김 여사 특검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내부 기류가 묘하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친한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나, 민주당 특검안은 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겠다는 것으로, 목적 자체가 정치공세에 불과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앞으로는 정부와 여당이 함께 김 여사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친윤계 인사는 "특검법이 용산만을 겨냥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특검이 실제로 지난 총선 공천까지 들여다보겠다고 하면 여야 모두 곤란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21일 열리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의 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친한계에서는 김 여사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 내부 조사나 특별감찰관 임명을 통한 감찰 등 '자체 의혹 규명'으로 야당의 특검 공세에 맞서야 한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한 대표가 용산과 척을 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함께 가는 길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10·16 재보선 전에는 김 여사를 고리로 차별화 전략을 써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김 여사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였고, 또 그게 어느 정도 먹혀들었으나, 선거가 끝난 후 정치적 스탠스가 '화해' 쪽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