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친환경·안전기업’으로 변신…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제조과정서 혼합재 높여 탄소저감
설비투자 1700억 계획…개발 매진
고효율 여과집진기로 먼지 배출도
실시간 모니터링…현장점검 정밀

장지영 기자|2024/10/28 08:00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7%는 시멘트 산업에서 나온다. 탄소 저감이 필요한 대표 업종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에 삼표시멘트는 탄소중립에 필요한 설비투자를 늘리는 등 친환경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을 찾았다. 1957년 국내 최초의 시멘트 공장으로 출발한 이곳은 단일 공장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삼표시멘트 전용선 하역작업 모습./삼표시멘트
공장에 방문하기 전 삼척항에 들러 업계 최초의 시멘트 전용선을 구경했다. 최근 회사는 시멘트 분진 날림 방지를 위해 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주항에 시멘트 전용선을 투입했다. 장창우 해무팀 수석은 "바람이 불면 시멘트 분진이 날리면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을 통해서 시멘트 분진을 배에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삼척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 자리한 소성로(킬른)와 예열탑 전경./장지영 기자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시멘트 생산설비인 원통형의 거대한 소성로(킬른)가 눈에 띄었다. 소성로는 석회석·점토·철광석 등을 1450도의 고온에서 가열해 시멘트의 제품화 전 단계인 클링커(Clinker)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이 클링커에 석고를 첨가해 곱게 분쇄하면 아파트·다리·도로에 쓰이는 시멘트가 탄생한다.

문제는 시멘트 제조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대부분이 클링커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이 공장에선 시멘트 제조 시 주원료인 석회석을 플라이애시·슬래그 등으로 대체하거나, 혼합재 사용 비중을 높인 혼합시멘트 개발에 매진 중이다. 또 유연탄의 약 34%를 폐합성수지·폐타이어와 같은 순환자원으로 대체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설비 투자에만 무려 17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23일 오후 3시 강원도 삼척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장지영 기자
이 밖에도 환경적 책임을 위한 회사의 노력은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 통상 시멘트 생산시설에선 폐열로 인해 희뿌연한 증기가 발생하는데, 고효율 여과집진기와 전기를 활용해 분진·질소산화물 등의 오염물질이 눈에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희석 공정개선팀 팀장은 "오염물질의 법적 규제는 20mg인데, 전기로 먼저 집진을 해 5~8mg의 먼지만 배출하고 있다. 여과집진기를 활용한 경우 3mg 정도의 먼지만 배출된다"며 "2026년과 2027년 각각 SCI 설비를 설치할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지금보다 약 70~80%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삼표시멘트 직원들이 모니터를 수십 개의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일을 하고 있는 모습./장지영 기자
자리를 이동해 공장의 실시간 안전 및 설비 점검을 책임지고 있는 컨트롤타워도 방문했다. 기자들의 취재 속에서도 이곳 근무자들은 모니터 앞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팀장은 "모든 현장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전류나 센서에 의한 수치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컨트롤할 수 있다"며 "현재 자동화율은 약 50% 정도로, 2023년까지는 완전 자동화를 시행해 시작부터 중단까지 컴퓨터로 제어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이 힘을 합쳐 AI(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이사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과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장지영 기자
한편 이날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는 "시멘트 산업의 발전과 가치 향상은 물론, 업계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주관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업계 최초로 통합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