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비판...관세 부과 대안 제시

트럼프 "반도체 기업에 수십억달러 보조금 대신 관세 부과하면 돼"
"관세 부과시 공짜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 지을 것"
특정 기업 거론 않고 "대만, 미국 사업 95% 훔쳐"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10/28 08:29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계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반도체법을 비판하면서 반도체 기업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법이 "정말 나쁘다"며 "우리는 돈을 빌려서 부자 기업들이 여기(미국)에 반도체 기업을 설립하도록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데, 그들은 어차피 우리에게 좋은 기업들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기만 하면 된다"며 "(반도체 기업이) 더 정교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자동차 기업에 대한 것처럼 들어오는 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로건은 구독자 1790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인터뷰는 27일 오후 7시(한국시간 28일 오전 8시) 기준 3031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의회의 초당적 지지로 제정된 미국 반도체·과학법은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총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이크론 같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대가로 받는 보조금이 잠정 확정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 10센트도 내놓지 않고, 일련의 관세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 공장을 짓기만 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 된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공장을 짓도록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으로 5월 4일(현지시간) 찍은 사진./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 않고,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쳤고,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게다가 그들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그게 지금 대만에 있다"며 "대만은 엄청나게 잘하고 있는데, 그건 오로지 우리의 멍청한 정치인들 때문이다.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잃었고, 이제 우리가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반도체 공장을) 지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자기 돈을 미국에서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대만)은 우리가 보호하기를 원하고 보호를 원한다. 그들은 보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자신이 첫 임기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더 지출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