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GPS공격 ‘서해 집중’… ‘평양무인기’ 사건 맞대응

北 GPS교란 방향, 수도권 아닌 서쪽 집중
서쪽 GPS공격 범위에 '백령도 해상' 포함
평양무인기 맞대응 위한 저비용·고효율 전략
서해 분쟁수역화 노림수 탐색전 일화 평가도

천현빈 기자|2024/11/10 12:3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4일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연합
북한이 남측을 겨냥해 GPS(위성항법장치) 전파 교란 공격을 지속 감행하고 있다. 지금껏 북한은 GPS 공격시 남측으로 방향을 집중해 교란을 시도했는데, 최근 공격은 북한의 서해안 방면인 '백령도'쪽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그 의도를 파악하고 있다.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GPS 공격은 지난달 초부터 이어져왔다. 교란 신호를 서쪽에 집중하기 위해 황해도 일대에서 신호를 간헐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대북 전단지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5~6월 시기 GPS교란 방향이 명백히 남쪽이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군 당국은 당시 교란 신호보다 지금의 서쪽 공격이 비교적 약하고 간헐적으로 이뤄져 대규모 도발로 보기엔 애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도권을 직접 겨냥했던 지난 5월 당시 GPS 교란 방향도 다를뿐더러 출력 신호도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이런 공격으로 우리 선박 수척과 민항기 수십대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일 "서해 지역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과 항공기는 북한의 GPS 전파 교란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GPS 서쪽 교란 신호 공격 시점은 지난달 초부터다. 북한은 당시 '남측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하며 발작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기 위한 GPS 교란 공격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서쪽 GPS공격 범위엔 백령도 북쪽 해상도 포함돼 있다. 북한이 주장한 '한국군 무인기 침투 경로' 범위와 거의 같다. 지난 14일 김정은이 개최한 '국방 및 안전 분야 협의회'엔 GPS 교란 담당으로 보이는 탐지전자전국 지휘관이 포착돼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양 무인기 사건에 맞대응하기 위한 저비용 고효율 전략"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 확산을 통해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GPS 교란이 항해·항공 운항의 위험성과 직결됨을 부각하면서 대북전단 띄우기와 무인기 침투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또 북한의 GPS 공격은 서해 분쟁수역화를 위한 탐색전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대연평도·소연평도·우도)를 포함한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를 과거부터 시도해왔다. NLL은 북한의 황해도 해안을 직접 겨냥하고 있어 우리 군 입장에선 '해상 최전방 전략 요충지'로 통한다. 북한은 제 1·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감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