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부진 탈출하나…지표 개선 등 조짐 좋아

3분기까지는 상황 어려워
하지만 최근 각종 지표 개선
5% 안팎 성장 목표에 근접할 듯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2024/11/17 15:05
중국 경제가 최근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부진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상태로 갈 경우 올해 경제 당국의 성장률 목표인 5% 안팎을 달성하지는 못해도 근접할 것으로는 전망되고 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소재한 한 공장의 전경. 중국 경제가 회복될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듯 공장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경제는 지난 3분기까지 상당히 나빴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1분기 5.3%의 기록을 이어가지 못하고 2, 3 분기에 각각 4.7%와 4.6%로 꺾인 성장률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장기간 이어질 조짐을 보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상태, 식당 등의 파산이 일상화되는 현실 등까지 감안할 경우 상황은 상당히 심각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초부터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 개입하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하고 있다. 우선 10월의 소매 판매를 살펴보면 알기 쉽다. 4조5396억 위안(元·876조1000억 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4.8%나 증가했다. 이는 전달인 9월의 3.2%보다 훨씬 높은 기록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각각 전망한 3.8%를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이외에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10월 고정자산 투자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경기가 미미하기는 하나 꿈틀거린다고 볼 수 있다. 실업률을 봐도 좋다. 5% 이하로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앙 국면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모드를 보여주는 현실 역시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고점 대비 30% 정도 하락한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 일선 도시들의 주택 시세까지 회복된다면 시장이 빈사 상태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아직까지는 경기가 완전히 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로 미국의 대중 파상 공세가 향후 예상되는 것에서 보듯 중국 경제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해야 한다. 최근 과거의 소비 대군(大軍)이었던 청년들 사이에서 '보복 소비'보다는 '보복 저축'이 유행하는 현실까지 더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지표들이 개선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당국의 추가 조치들이 앞으로 속속 더해질 경우 중국 경제가 최악 상황에서 탈출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