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금리차 17개월만에 1%p 돌파… 3개월 연속 확대

10월 가계예대금리차 1.04%p…17개월만 최대
가계대출금리 0.29%p 상승…예금금리는 하락
"대출 규제 완화되는 내년에는 축소 전망"

한상욱 기자|2024/12/01 18:15
서울 시내의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10월 신규 취급한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가 전월 대비 큰 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따라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렸지만, 대출금리는 되려 높인 탓이다. 이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우대금리 등을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0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햇살론, 안전망 대출 등 정책서민금융 제외)의 예대금리차 평균은 1.04%포인트로 집계됐다. 가계예대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어선 건 지난해 5월 1.03%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17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가계예대금리차 확대 폭도 커졌다. 지난 9월 0.73%포인트에서 10월 1.04%포인트로 단번에 0.31%포인트 벌어졌는데, 확대 폭만 놓고 보면 지난해 1월 0.45%포인트 확대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가계예대금리차는 올해 7월까지 대체로 축소세를 보였지만, 8월에 확대 전환된 이후 석 달째 확대 추세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가 1.2%포인트로 가장 컸고 이어 △KB국민은행 1.18%포인트 △신한은행 1.01%포인트 △하나은행 0.98%포인트 △우리은행 0.81%포인트 순이다.

전달 대비 확대 폭은 신한은행이 0.48%포인트로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어 △우리은행 0.38%포인트 △하나은행 0.30%포인트 △KB국민은행 0.20%포인트 △NH농협은행 0.15%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9월에 가계예대금리차가 크지 않았던 은행을 중심으로 큰 폭의 확대가 이뤄진 셈이다.

가계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건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내린 반면 대출금리는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성수신금리는 9월 3.394%에서 10월 3.38%로 0.014%포인트 낮아졌지만,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4.13%에서 4.42%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0월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관리가 맞물린 까닭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예금금리를 내렸지만, 정작 대출금리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으로 인해 수차례에 걸쳐 인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9월 4.3%에서 10월 4.64%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가계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자 장사' 압박으로 인해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았던 일부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여전히 가계대출 관리 명목으로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지난달 예상 밖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추가적인 예금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는 점차 떨어지는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관리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가계예대금리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가 보다 완화되는 내년 초에는 다시 축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