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는 영웅이 필요해”…건설사 대표 인사 키워드는 ‘믿을 맨’

대우건설, 그룹 경영 총괄한 김보현 총괄부사장 새 대표로 선임
현대건설·현대ENG도 대표 교체 카드…부진한 실적 '타개' 목적 풀이
“새 대표들 주택사업·재무 전문가…내년 위기 극복 위한 인사 단행”

김다빈 기자|2024/12/01 17:50
한 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연합뉴스
연말 인사 시즌을 맞아 건설업계에 수장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임기 종료가 가까워지며 연임 기로에 놓여있던 건설사 대표 상당수가 새 얼굴로 교체됐다. 새 수장 자리는 각 건설사에서 주택 사업, 재무 전략가로 입지를 굳힌 인물들이 꿰차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원가율 하락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 위기 타개를 위해 건설사들이 회사를 대표하는 중역들을 새로운 수장으로 잇따라 선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달 이사회를 열고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백정완 대표의 뒤를 이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백 대표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공식 사임하지만, 임기는 내년 2월 말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이후 김보현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될 예정이다.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대우건설의 핵심 경영진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할 당시 중흥그룹의 인수단장을 맡아 인수 모든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으로 편입된 후에는 대우건설 고문직으로 자리를 옮겨 1년간 일했고, 이듬해와 올해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으로 국내외 현장 및 사업 경험을 쌓아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보현 대표이사 내정자는 합리적이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조직 구성원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내년에도 건설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수장 교체를 통해 실적 위기 극복에 나선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원자잿값 상승 등에 원가율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악화했다.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낮은 5125억원에 그쳤다. 이에 현대건설은 최근 윤영준 사장을 대신할 후임에 주택사업 부문에서 강점을 갖춘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대표는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30년간 현대건설에만 몸담은 정통 '현대맨' 이다. 그는 현대건설에서 건축기획실장·주택사업본부장 등 핵심사업의 중책을 맡아왔다. 현대건설이 집중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주택사업 활성화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현대차그룹 건설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홍현성 대표를 연임시키지 않고, 주우정 기아 재경 본부장을 새 사장으로 내정했다. 주 사장은 현대차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 꼽힌다. 그는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이다. 주우정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영업이익 등 부진한 실적 부진 타개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