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살고 싶은 마을] “할머니가 차려주는 밥먹고 시골서 편히 쉬고 가세요”
경남 함양군 청년마을 '고마워, 할매'
'먹케이션' 지역살이로 정착 이끌어
김남형 기자|2024/12/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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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7일 함양군 삼휴마을에서 만난 박세원 '숲속언니들' 대표(29)는 "'삼시세끼'가 시골에 방문해 직접 요리해 먹는다면 먹케이션은 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시골에서 편하게 쉬다가 가는 개념"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살이의 매력을 느끼게 된 이들이 늘어난다면 향후 청년들의 지역정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마워, 할매를 운영하는 숲속언니들은 박 대표를 비롯해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귀농·귀촌인으로 구성돼 있다.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대간 유대감을 형성해 관계인구를 형성하고, 새로운 지역 정착 방법을 통해 관내 노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청년 귀촌인의 주거공간과 정착 초기 일자리까지 안정적으로 제공해 청년과 여성 노인의 상생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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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에는 친해기지라는 목표를 가지고 할머니들의 음식 레시피를 활용한 2주간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년차인 지난해에는 할머니와 함께 한 상을 차리며 레시피를 탐구하는 '할매랑 한상차림', 탐구했던 할머니의 레시피를 활용해 팝업식당을 운영하는 '할매랑 팝업식당', 식당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할머니의 레시피를 밀키트로 만들어 판매하는 '할매랑 손맛배송', 함양 할머니들의 숨겨진 레시피를 찾아 기록하고 지역언론과 협업해 기사화하는 '할매의 레시피북' 등 4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과 할머니가 상생하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했다.
올해는 도시 청년들의 지역살이 프로그램 먹케이션을 도입했다. 먹케이션 프로그램이 쉬었다가는 개념인 만큼 읍내 사무실을 정리하고 한적한 삼휴마을에 새 사무실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들을 위한 숙소를 마련했다. 사무실과 숙소는 삼휴마을 할머니들이 개인 사정으로 빈집이 된 자신들의 집 한 채씩을 저렴한 세로 내주었다.
박 대표는 지역살이 프로그램 대상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진 지역살이 체험 대상자를 여성으로 제한했었는데, 아이와 함께 오겠다는 부부나 노인부부끼리 방문해도 되냐는 문의들이 많아 이들을 위한 숙소 공간을 확충하려 한다"며 "반려동물과도 함께 오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런 분들을 포함해 수요를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1박2일의 단기살이나 2주살이, 한달살이 뿐만 아니라 6개월에서 1년까지 중장기살이 프로그램도 운영하려한다"며 "청년마을 공유주거 사업에도 선정된 만큼 공유주거가 완공되면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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