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채면 서울 아파트 5.5채 산다”…서울 아파트값 양극화 심화

김다빈 기자|2024/12/03 09:35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지역별 아파트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내 아파트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5였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 통계 조사가 시작된 후 역대 최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을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알 수 있다.
11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이 5.5라는 것은 상위 20% 아파트 1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를 평균 5.5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해마다 그 격차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4.5를 기록한 후 올해 4월 5.0으로 확대됐다. 올해 8월과 9월에는 두 달 연속 5.4를 나타냈고, 지난달에는 5.5배로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유로 꼽힌다. 실거주 여건과 미래 가치 상승 기대감을 모두 갖춘 서울 인기지역 고가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며 가격이 큰 폭으로 뛴 탓이다. 이로 인해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1분위 평균 가격은 4억9061만원이었다. 전월(4억9011만원)대비 0.11% 상승했다. 반면 5분위 평균은 전월(26억5117만원) 대비 1.38% 상승에 그치며 26억8774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아파트 5분위 배율도 10.93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 격차를 이어갔다. 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아파트를 11채 가까이 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격차는 소폭 줄어들었다. 지방 아파트값 하락 여파로 지난달 전국 기준 1분위 평균가는 1억1672만원을 기록하며 전월(1억1683만원)보다 0.1%가량 떨어졌다. 반대로 5분위 평균가는 12억7623만원으로, 전월(12만6829만원)보다 0.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