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늦출 순 없지”…건설사들, 실적 위기에도 ‘기술개발’ 박차

삼성물산·현대·대우건설 등…올해 R&D 비용 전년比 10% 이상 확대
건설사들 “불황에도 주택 품질 등 기술개발 노력 必”

김다빈 기자|2024/12/09 09:20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건설업계 불어닥친 역성장 위기에도 건설사들이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당장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기술 개발을 머뭇거렸다가는 업계 내 경쟁력 약화로 향후 더욱 큰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에도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려나가는 곳이 적지 않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R&D 투자 비용을 전년 대비 일제히 늘렸다.

삼성물산은 올해 1~3분기 누적 R&D 비용으로 3824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3422억원) 대비 11.7% 늘어났다.
현대건설도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319억원 규모의 비용을 연구 개발에 투입했다. 작년(1127억원)보다 16.9%가량 투자 규모를 늘린 것이다.

대우건설도 지난해보다 16.7% 늘어난 597억원을 R&D에 썼다. 작년 3분기까지 R&D 비용에 44억원만을 투입했던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이보다 4배 이상 대폭 늘어난 196억원 규모의 금액을 연구 개발에 집중시켰다.

업계 실적 하락 위기감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서도 대형 건설사들이 R&D 비용을 늘려나가는 배경에는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신시장·신기술 개발을 통해 수익원을 반드시 다각화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원자잿값 및 건설 인건비 상승 등으로 내년에도 주택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지 않는다"며 "이런 가운데 건설사 사이에선 주택 품질에 대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사업 확대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어서 R&D 비중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