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편의점 협업… 이마트 성장동력 키워드 ‘노브랜드’

필리핀 이어 라오스에도 전문점 진출
유통업계 최초 '생활 밀착형 로드숍'
이마트24와 '특화매장' 700개로 확대

김지혜 기자|2024/12/05 17:58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다시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화된 고물가에 소비침체가 이어지며 초저가 상품에 고객들이 몰려들면서다. 고물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소비자 경기에 영향을 주면서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의 해외매장 확대와 함께 편의점 이마트24와의 시너지를 강화하며 '킬러콘텐츠'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5일 이마트는 라오스 비엔티안 시발라이 지역에 '노브랜드 1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국내 유통업체가 라오스에 진출한 것은 이마트가 최초다.

2019년 첫 진출한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이마트는 엘브이엠씨홀딩스(코라오그룹)의 투자회사인 'UDEE.CO.Ltd'와 마스터 프랜차이즈(가맹 사업 및 브랜드 운영권을 라이선싱하는 방식)로 계약을 맺었다.
노브랜드가 오픈하는 시발라이는 중산층 인구 밀집지역이자 라오스 국립대학생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젊고 트렌디하며 구매력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마트는 노브랜드 1호점을 올인원 쇼핑이 가능한 '생활 밀착형 로드숍'으로 선보인다. 현지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한국 상품을 유통하는 구조이며, 현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1+1 할인행사 같은 한국형 프로모션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5년 내 20여개점을 오픈, 라오스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앞서 진출한 필리핀도 2019년 첫 진출한 이래 현재 16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3개)과 몽골(4개)에는 이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진출해 있다. 미국 등 북미부터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유럽 등에는 상품으로 수출 중이다. 당초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정체된 대형마트의 출점 돌파구로 국내에 가맹사업으로 확대하려 했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이 거세지며 신규 출점 없이 2021년 수익성에만 집중했다. 독립 매장은 대부분 폐점하고 이마트 내 숍인숍 형태나 트레이더스 인접 점포 형식으로만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소비침체가 길어지며 초저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해외에서 K-푸드가 각광받으며 다시 노브랜드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해외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에 더해 올해부터는 이마트24의 성장동력으로도 노브랜드를 낙점했다. 최근 연말 인사에서 '노브랜드'를 키운 송만준 이마트PL·글로벌사업부장을 신임대표에 선임하며 '노브랜드 특화 매장' 강화의 의지도 드러냈다.

이마트24는 올 4월부터 '노브랜드 특화 매장'을 확대하며 현재 700개점을 돌파했다. 매월 100개씩 늘린 셈이다. 내부적으로도 노브랜드 도입이 이마트와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노브랜드를 도입해 신규 오픈한 점포 전체의 평균 일 매출은 지난해 오픈한 점포의 평균 일 매출보다 50%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더해 이마트24는 편의점 전용 노브랜드 상품인 '노브랜드ⓝ24'를 지속 확대 중이다. 기존 중·대형 용량의 노브랜드 인기 상품을 편의점 업태에 맞게 기존 용량의 25% 수준으로 리뉴얼한 것으로, 올 4월 초 6개에서 시작해 11월 기준 74개로 대폭 증가했다. 매월 매출도 전월 대비 평균 3배가량 신장하는 등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24는 연말까지 '노브랜드ⓝ24'를 1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론칭 첫해 2015년 234억원의 매출에서 시작해 202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고물가 시대가 지속하며 합리적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성비 PB상품인 노브랜드가 더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