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건보사 CEO 피살뒤 건보사 향한 분노 폭발

동정 보다 냉소적 반응 쏟아져
보험금 지급 지연·거절 많아 불만

최효극 기자|2024/12/06 10:56
뉴욕경찰은 5일(현지시간) 미국 유나이트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한 용의자 사진을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미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가 저격범에게 피살됐지만 동정 보다 냉소적 반응이 나오고, 소셜미디어에선 건보사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살인사건 저격범이 피살된 유나이티드헬쓰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범인이 쏜 탄환 탄피에서 '지연(delay)'과 '거절(deny)' 이란 단어가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정기 진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보험청구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익숙한 단어들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틱톡 사용자는 "나는 응급실 간호사로, 보험사가 죽어가는 환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던 사례들을 떠올리면 몸이 아플 정도다. 그와 그의 회사 때문에 고통 받은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 때문에 동정심을 느낄 수 없다"고 적었다.

톰슨의 사망 이후 쏟아지는 이런 어두운 반응은 미국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을 보여주며, 특히 사보험 이용자들이 의료비 상환이나 진료비 청구 과정에서 겪는 복잡한 절차와 지급을 거부당하는 문제는 국민들 사이에서 깊은 불만을 낳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톰슨은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보험부문 CEO로, 지난해 28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개인, 기업, 메디케어와 같은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보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톰슨은 지난해 1020만 달러(약 144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한 장기근속 직원은 톰슨 CEO는 직원들 앞에서 국가 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회사의 내부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다른 경영진들이 피했던 주제라고 말했다.

4일 새벽 총격 사건은 보험청구 지연과 거절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쏟아내는 계기가 됐고 소셜미디어는 보험업계를 향한 분노로 들끓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