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 “HBM, 단기간 성과 아냐…고객 신뢰 결실”

무역의날 금탑산업훈장 수상 이상락 부사장 인터뷰

최지현 기자|2024/12/09 10:12
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 /SK하이닉스
이상락 SK하이닉스 글로벌 S&M 담당(부사장)이 "HBM(고대역폭메모리)은 갑자기 등장한 스타 상품이 아니다"라며 "고객과 꾸준히 신뢰 관계를 쌓아 중장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이렇게 쌓인 성과가 AI(인공지능) 시장의 개화를 만나 현재의 실적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9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초기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3세대 제품인 HBM2E부터 적극적으로 고객 인증 획득을 진행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며 SK하이닉스의 HBM 호실적이 단기간에 이룩한 성과가 결코 아니라고 설명했다.

1992년 엔지니어로 SK하이닉스에 입사한 이 부사장은 해박한 기술 지식을 바탕으로 30여 년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 급변하는 IT(정보기술) 시황에 맞춰 최적의 판매 전략을 펼치며 회사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이 부사장이 이끄는 글로벌 S&M 조직은 전사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AI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회 요인에 집중해 HBM 및 일반 메모리 생산 역량을 재배치했고, 수요가 급증한 서버와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을 공략하여 승기를 잡았다. 이러한 전략으로 2024년 2분기에는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견인했다.

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 /SK하이닉스
이 부사장은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었다"며 "자사의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최적화한 판매 전략을 세웠고, 고객과의 전략적 협업으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여 현재 AI 메모리 시장 1위라는 결실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민감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는 급변하는 IT 환경에 대한 빠르고 유연한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산업 동향에 발맞춰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 부사장은 AI 시대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HBM을 비롯한 AI 향 메모리 시장을 선도했다. 올 상반기 기준 186억 불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등 반도체 업계 위상 제고 및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매년 산업통상자원부 후원,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한 해 동안 수출 저변 확대에 공헌한 유공자를 선정하여 정부 포상을 수여한다. 산업훈장은 그중 가장 높은 등급의 포상으로, 특히 이 부사장이 수상한 금탑산업훈장은 최고 권위의 훈격이며 영예성이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