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낮춘 서울 분양아파트… 계약금 낮추고 가전 공짜 제공

정아름 기자|2024/12/09 17:11
서울 일부 분양 단지들이 물량 소진이 지지부진하자 계약금을 낮추고 유상 가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계약자 모시기에 나섰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에서 물량 소진이 지지부진하자 계약금을 낮추고 유상 가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계약자 모시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에피트 어바닉'이 최근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추고 에어콘,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등의 유상가전을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계약금 5%는 잔금 때 치르는 것으로 납부 시점을 미뤘다.

이 단지는 지난 10월 청약 당시 6개 주택형 중 5개 주택형이 1순위 마감을 했다. 하지만 정당계약에서 분양률이 높지 않아 선착순 분양으로 전환하게 됐다.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 리버파크'는 계약금 비율을 10%에서 5%로 내리고 계약자를 분주히 찾고 있다. 40가구에 대한 임의공급에 나선 상태다. 청약 성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정작 계약에 나서는 사람은 적었기 때문이다. 그란츠 리버파크는 앞서 지난 8월 진행한 청약에서 13개 주택형이 모두 마감했다. 189가구 모집에 3741명이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 20대 1을 기록했다.

물량 소진은 꾸준한 편이다. 지난달 60가구에 대해 임의공급 1차를 진행했으며 약 한 달만에 20가구를 털었다.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도 19가구에 대해 임의공급에 들어갔다. 계약금은 10%에서 5%로 비율을 낮췄다. 계약금 납부도 1차와 2차로 분할했다. 1차 계약금은 3000만원이며, 2차는 계약후 15일 이내에 나머지 금액으을 납입하면 된다. 중도금 대출도 이자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조건을 완화했다.

이 단지는 지난 6월 17일 정당계약을 실시한 이래 약 반 년간 물량을 털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악재를 맞아 계약 조건 완화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소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비규제지역에서 분양가를 시세보다 높게 책정한 게 미분양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지금 시장 분위기로는 미분양이 줄어들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