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무슨 죄…‘尹·김용현 모교’ 충암고, 경찰에 순찰강화 요청
조롱·비난 빗발…교육지원청, 경찰에 순찰강화 요청
박지숙 기자|2024/12/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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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암고는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이 학교로 향하자 등하교 시간 순찰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최근 경찰에 보냈다.
충암고는 윤 대통령(8회 졸업생)과 김 전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모교다.
충암고 학생들은 교복을 알아보는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도를 넘는 비난을 퍼부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스쿨버스 운행이 방해받는가 하면 행정실과 교무실 등으로 전화를 해 욕설을 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6일 학생들이 내년 2월까지 교복 대신 자율복을 입을 수 있게 임시 조처를 내렸다.
충암고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도 100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가 왔다"며 "막무가내로 전화해 '인성 교육을 제대로 안 해서 이런 사람을 배출했다'며 쌍욕까지 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입도 걸려 있어서 전화를 걸러받을 수가 없는데 받자마자 욕설을 하니까 멍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한 오세현 충암고 학부모회장은 "잘못은 윤 대통령이 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받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함께 국회에 출석한 이윤찬 충암고 교장도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이 나왔느냐' 같은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냐는 성난 표현을 들었다"고 전했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학교 앞도 안전하지 않다고 들었다"며 "학생과 교직원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들의 안전을 위해 자제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서부교육지원청과 학생, 교직원 보호와 관련해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