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환율 1500원… ‘안전자산’ 금·달러로 돈 몰린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 최대 상승폭
해외 금융기관 원화가치 급락 전망
금값 12만2780원… 4거래일째 올라
불확실성 커지며 상승세 길어질 듯
이충재 기자|2024/1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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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도 힘겨운데 '1500원' 전망까지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비상계엄 사태를 맞으며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주간 24.5원(주간거래 종가 기준) 뛰며 올해 하반기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 안팎에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개입과 관련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고, 무제한 유동성 공급의 의지를 밝혀 추가 상승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상단은 1450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우리나라를 비롯한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대상국에는 불이익이 없으나 향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제약이 발생한다.
◇"안전자산 쌓아두자"…정치리스크 해소까지 金상승 전망
금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12만2780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1160원 올랐다. 지난 3일 12만원이었던 금값이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000원 가까이 뛴 것이다.
금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을 때 리스크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경제 위기의 시그널' 지표가 되기도 한다. 최근 금값이 증시와 반대로 뛰어오른 것은 유례없는 정치리스크 확대가 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금이 안전자산으로 '금값'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치 혼란 상황에 더해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값 상승은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방 요인이 조금 더 있는 상태로, 상승세가 생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