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경제학자 밀레이 집권 1년, 아르헨 물가안정, 재정 흑자...‘기적적 성과’

밀레이 취임 1주년, 아르헨 물가 25%서 2%로 안정
정부 지출 30% 삭감 재정, 16년만 흑자
국채 수익률 40%서 15%로 하락...공식-비공식 환율차 축소
트럼프 취임, 밀레이 개혁에 호재...과제도 산적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12/10 13:50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9월 28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만성적인 물가를 안정화하고, 재정적자를 16년 만에 흑자를 전환시키는 기적적인 성과를 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AP통신 등이 평가했다.

10월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2.7%로 지난해 12월 25.5%에서 급격히 안정됐다. 3년 만에 최저치다. 아울러 정부 재정은 16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돼 국제통화기금(IMF)이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정부 지출을 30% 삭감하는 급진적인 개혁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국가 위험 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처럼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낮아져 2029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최근 15%대를 기록했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 당시 40%대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페소화의 달러 대비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 간 차이는 1년 전 2배 이상이었는데, 최근 비공식 환율 시장에서 페소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그 차이가 44%로 축소됐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5월 22일일일(현지시간) 부부에노스아이레스의 루나 파크 경기장에서 신간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신고전주의의 함정'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0일 취임 연설에서 "나는 편안한 거짓말보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아르헨티나 경제를 파산시킨 좌파 성향 전임자들을 비판한 뒤 국민 5명 중 2명이 빈곤 속에서 살고 있고, 연간 143%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에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감세·규제 완화·작은 정부 등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정책에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표명해 왔고, 지난달 14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외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 마틴 라페치 경제학 교수는 "미레이는 IMF와의 협상에서 트럼프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채가 약 440억달러인 상황에서 IMF로부터 또다시 더 많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주최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다만 임기 2년 차를 맞이하는 밀레이 대통령이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의 지지가 급락해 개혁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 빈곤율은 밀레이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10%포인트 이상 상승해 20년 만의 최고치인 52.9%를 기록했다. 아울러 경제성장률은 5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앞으로 국민이 생활의 질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할 수 있는 배경이다.

닛케이는 국민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며 재정과 물가 안정이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 전체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 성공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