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딛고 흥행 선전중인 ‘소방관’, 그 이유는?

이틀째 일일 관객수 1위…실화의 힘 어필한 듯

조성준 기자|2024/12/11 10:33
영화 '소방관'이 개봉 전후 여러 악재들을 딛고 예상 밖 흥행세를 과시하고 있다./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소방관'이 개봉 전후 여러 악재들을 딛고 기대 이상의 흥행 선전을 펼치고 있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소방관'은 전날 하루동안 8만9408명을 불러모아 9일에 이어 이틀 연속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이로써 지난 4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91만9782명으로 늘어나, 상영 일주일 여만에 100만 고지를 바라보게 됐다.

흥행 가도를 질주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 2'는 '소방관'의 상승세에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도, 9일과 10일 모두 일일 박스오피스 2위에 그쳤다.
2001년에 일어났던 서울 홍제동 방화 참사를 스크린에 옮긴 '소방관'은 2020년 9월 촬영을 종료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주연 곽도원의 음주운전 적발 등으로 지각 공개되고 완성도가 평이한 탓에 당초 흥행 전망이 밝지 않았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개봉 전날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다. 이어 연출자인 곽경택 감독이 탄핵 표결을 무산시킨 국민의힘 소속 곽규택 의원의 친형이란 사실을 일부 네티즌이 문제 삼으면서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가 무색하게 11일 오전 기준 예매율 순위에서도 17.4%로 대작 '하얼빈'(14.6%)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를 유지하는 등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영화계는 다소 의외란 표정을 짓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소방관 6명이 순직한 실화란 점을 의식한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최대한 기교를 배제하고 담백하게 접근한 게 (처음 예상과 달리) 관객들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 같다"며 "예전부터 '뜨거운 화재를 다룬 영화는 추운 겨울에 잘된다'는 흥행 속설이 있는데, '소방관'이 날씨와 영화 소재의 재미있는 상관 관계를 다시 확인해주고 있는 듯 싶어 흥미롭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