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중에 노조 ‘정치파업’ 강행…韓경제 ‘설상가상’ 위기
이충재 기자|2024/12/12 14:00
|
◇근로자 처우개선 아닌 '尹퇴진 정치파업'…韓경제 또 다른 리스크
12일 경제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선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지난 5∼6일 부분 파업을 벌였고, 기아 노조도 11일 하루 부분 파업을 실시했다. 아직까지 투쟁의 수위가 공장폐쇄, 전면파업 등으로 높아지진 않았지만, 파업 깃발이 올라간 사업장마다 생산차질로 인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금속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삼은 건 근로자의 처우·환경 개선 등이 아닌 '윤석열 즉각 퇴진'으로 정치 파업을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실제 금속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무기한 전면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하며 머리띠를 둘렀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파업의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경제에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파업이 '끼어들 틈' 없는 위기 상황…경제팀 "필요시 시장심리 반전"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보면, 노조의 '정치파업'이 끼어들 틈이 없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강도 관세정책을 예고하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내수침제로 자영업 폐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1~10월)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의 외식업 폐업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건설·도소매·제조업 등 내수·수출 경기와 직결된 주요 산업의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8만 9000명 줄었고, 건설업 취업자는 9만 6000명 줄어들며 7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더욱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은 더뎌지며 이미 2% 아래로 주저앉은 내년 성장률이 정치·사회적 혼란의 여파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주요 경제기관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1%대 중반'까지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씨티그룹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6%로 낮췄고, JP모건과 노무라증권은 1.7%로 하향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내년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 9월 전망 보다 무려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 정치 불안정성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민들의 연말소비가 위축되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줄면서 올해 성장률을 0.04%포인트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 경제팀은 대외 신인도 방어와 시장불안 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지난 3일부터 연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F4 회의)를 열고 "시장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제·금융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한국은행은 자금시장 수요에 따라,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