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로] ‘비상시국’, 그럼에도 ‘교육개혁’은 멈춰져선 안 돼

늘봄학교, AI교과서, 글로컬 대학 등 교육개혁 성과 눈 앞
교육개혁, '비상시국'임에도 '멈춤'없이 나아가야
교육부, 겸허한 자세로 다각적 소통 통해 결실 맺어야

박지숙 기자|2024/12/12 15:32
박지숙 사회1부 차장
비상계엄 사태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계엄령은 150분만에 해제되었지만, 그 여파는 눈덩이가 되어 정치·사회는 물론, 경제·문화까지 국가적 대위기로 치닫고 있다. 행정부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로 주요 정책들이 '올스톱'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온 '교육개혁'은 멈춰져서는 안 된다. 백년지대계인 교육마저 흔들린다면, 국가 대위기 속에 실낱같은 희망마저 품을 수 없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엄 직후,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현실적으로 닥친 고민은 당장 '학교 등교' 여부였다. 계엄령 발효 시 각급 학교의 휴교 여부는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계엄령이 해제되기 전까지 150분 동안 전국의 맘카페와 지역 커뮤니티 등의 게시판에서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당장 아이들의 '학교 수업'이 중단되는 게 아닌지, 등교를 해야 할지 말지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교육부는 지난 4일 새벽 0시 53분 출입기자단에 "모든 업무와 학사일정은 정상운영 합니다. 상황에 변동 발생시 별도 안내드리겠습니다"라고 문자 공지를 보냈다. 빠른 대처로 '내일 등교'에 대한 불안은 곧바로 잦아들었다.
현재 교육부는 저출산과 인공지능(AI), 디지털 등 미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책임 교육·돌봄을 위한 늘봄학교, 유치원-어린이집 통합(유보통합), AI디지털교육 대전환, 지역-대학의 동반성장을 위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와 글로컬대학 등 3대 교육개혁을 2년 넘게 숨 가쁘게 준비해왔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이 '늘봄학교'다. 또 내년에는 AI디지털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들어오며 글로컬대학 역시 3년차로 첫해 지정된 대학들의 혁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책이 안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실행의 일관성을 받춰줄 '안정성'이다. 늘봄학교와 AI교과서의 가시적 성과가 눈 앞에 당도해 있는 상황에서, 비상시국일지라도 교육정책은 '멈춤' 없이 나가야 하는 이유다.

특히 AI교과서의 경우, 교과서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또 다른 위기에 놓였다. 비상시국과는 별개의 위기인 만큼 교육부가 국회와 학부모, 교원 등과 수시로 소통해 풀어가야 한다. 지난 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기자들에게 "교육만큼은 아무리 정치가 혼란스럽고 국정 동력이 떨어진다해도 100m 달리는 속도로 계속 뛰겠다", "6.25 전쟁 때도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쳤다"고 했는데, 그런 차원에서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하는 '2024년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를 일정대로 소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AI교과서가 막판 장애를 만난 것은 교육부의 일방통행이라는 지적도 많은 만큼 부디 겸허한 자세로 다각적인 소통을 통해 결실을 맺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