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수단 “경찰청장, 계엄 당시 비화폰 尹과 6차례 통화”

설소영 기자|2024/12/13 13:44
경찰청. /박성일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화폰(보안폰)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6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건물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6차례 통화할 때 (조 청장이)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화폰을 이른바 보안폰으로 도감청·통화녹음 방지 프로그램이 설치된 휴대전화다.
국수본 특수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임의제출 방식으로 조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이후 이틀에 걸쳐 디지털 포렌식을 한 후 개인 휴대전화는 조 청장에게 돌려줬다.

특수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비화폰을 확보했고, 비화폰과 연결된 서버의 소재지를 확인하고 있다.

특수단은 국회 출입통제 지시를 하달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경우 별도 비화폰을 쓰지 않고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조 청장이 김 청장에게 지시할 당시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의에 "일반 휴대전화로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화폰에 내용이 지워진 정황이 있느냐는 물음에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특수단은 조 청장이 계엄 발표 3시간 전 '안가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계엄문건을 찢었다고 진술한 부분은 증거인멸 행위로 보고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계엄 사전모의나 지시를 받은 게 있는지 조사하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A4용지 안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문건이 없으니 증거인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수단은 현재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을들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4명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군 관련 피의자는 여인형 방첩사령관, 방안수 전 계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총 9명이다. 현재까지 특수단에 입건된 피의자는 군 관련 피의자 포함 총 1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