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경매도 ‘썰렁’…1억 이하 저가 물건에만 수요 몰린다

정아름 기자|2024/12/15 10:21
지난달 전국 토지 경매시장에서 응찰자 수 1위를 기록한 전북 익산시 부송동 답 전경/네이버 로드뷰 캡쳐
주택 경매 시장 위축으로 토지경매 시장도 얼어붙고있다. 낙찰가 1억원대 이하 저가 매물 위주로만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경매 진행건수는 6500건을 넘는 등 물건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1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토지 경매 응찰자 상위 20건 중 절반이 1억원대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찰자 수 1위를 기록한 토지 물건은 전북 익산시 부송동 답 3967㎡ 로 16명이 응찰했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 46%인 1억6981만원에 매각됐다. 감정가는 3억6893만1000원이었는데 3번이나 유찰되면서 감정가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낙찰됐다.
1억원 미만 물건은 가격 부담이 낮아 낙찰가율이 치솟는 물건도 나왔다. 전남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 도로 93㎡ 은 나오자마자 5100만5000원에 낙찰됐다. 매각가는 50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낙찰가율은 204.60%에 이른다.

토지 규모가 적어 절대 가격이 낮은 지분 매각 물건도 응찰자가 많이 몰렸으며 낙찰가율도 감정가를 훨씬 웃돌았다.

세종시 부강면 문곡리 전 42㎡ 는 268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전체 83㎡ 중 41.5㎡ 가 지분으로 나온 물건이다. 신건 낙찰로 응찰자 7명이 경합을 벌였다.

전북 군산시 나포면 옥곤리 임야 413㎡ 은 1500만원에 신건 낙찰됐다. 토지 경매 응찰자 수 상위 20건 중 매각가가 가장 쌌지만 낙찰가율은 330.60%으로 제일 높았다. 이 물건은 전체 1650㎡ 중 412.5㎡가 지분으로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 대출규제로 위축되면서 금액 부담이 없는 값싼 물건 위주로 토지 경매에 응찰자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 경매 시장도 높은 금액대 물건은 부담스러워 소액 경매 위주로 응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토지 경매 관련 지표도 하락세다.

지난달 전국 토지경매 진행건수는 6515건으로 전달대비 10% 늘었다. 이는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낙찰가율도 54.8%로 전월대비 11.6% 포인트나 떨어졌다. 평균 응찰자 수도 1.9명으로 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