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1년 헬기 조종 후 ‘난청’ 얻으면…‘국가유공자’ 인정해야”
헬기조종사 근무로 '난청' 발병
퇴역했으나 '국가유공자' 불인정
"국가수호 위해 운전" 소송 제기
法 "요건 맞고, 헬기 운전이 원인"
임상혁 기자|2024/1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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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윤성진 판사는 전직 육군 헬기조종사 A씨가 서울북구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90년 육군에 입대한 이후 헬기조종사로 근무하다 지난 2021년 정년으로 퇴역했다. 한편 A씨는 2010년 처음 병원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 받았는데, 퇴역한 해엔 정상청력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는 같은해 12월 '공상군경(국가유공자)'으로 등록을 신청했으나, 이듬해 보훈지청 측은 "직무수행이나 훈련이 난청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난청은 헬기 조종 중 노출된 소음이 지배적 원인이며, 헬기 조종은 국가의 수호 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A씨의 비행경력증명서에 따르면 A씨 비행시간은 총 5764시간이고, 착륙횟수는 1만2460회에 달했다.
대부분 전투용 헬기인 500MD 기종의 비행시간이 대부분이었는데, 전투용 헬기는 전투·작전·훈련 등을 수행하기 때문에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상 요건이 되는 직무수행(경계·수색·정찰·정비·보급·수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보훈청이 A씨가 군복무 중 받은 이비인후과 질환이나 고혈압 등의 진료 내역을 근거로 훈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난청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발병하는데, 500MD 기종은 조종석에서 노출되는 소음이 평균 101.4dB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구를 착용하면 최대 28.1dB까지도 차음되지만, 착용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보호구가 점점 빠져 차음효과 감소하고, 500MD 기종 조종사가 청력검사 불합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점도 고려됐다.
아울러 "보훈청이 이미 A씨를 '재해부상군경'으로는 등록하는 등 군복무와 난청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