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여야가 더불어 국민의힘 돼야
박아람 기자|2024/12/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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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전해진 비상계엄은 2시간 30여 분 만에 사실상 사태가 종료됐지만,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짧은 휴식을 즐기던 국민들은 잠 못 이루고 사태를 주시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국민 10명 중 6명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6.2%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엄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답했으며, 이중 '현재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견은 40%를 차지했다.
여행업계에도 한파가 불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한국을 여행 주의국으로 분류하면서 외국인들은 한국 방문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축소했고, 한때 1430원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취소하게 했다.
고용 시장에선 지난달 건설·제조·도소매업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총 28만명 쪼그라들며 빨간불이 커졌다.
이제 비상계엄 사태 수습의 키는 탄핵소추안을 심의할 헌법재판소가 쥐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사건의 중대성과 국정 혼란 최소화를 고려해 심리에 속도를 내는 한편, 6개월 내로 탄핵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시급한 일은 비상계엄으로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보낸 국민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계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
계엄령과 탄핵 사태로 우리 사회에 몰아친 후폭풍이 큰 만큼 국정 공백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한편 아직도 혼란과 당혹 속 힘든 하루를 보내는 국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여야가 더불어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을 보듬는 정치를 펼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