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일담] 삼성카드 밑그림 그리는 김이태 사장 내정자

최정아 기자|2024/12/15 18:00
김이태 신임 삼성카드 사장 내정자가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 파악에 나섰다고 합니다. 공식 취임에 앞서 삼성카드 경영 밑그림을 새로 그리고 있는 것인데요. 김 내정자가 일찍이 업무 데스크에 앉은 건 어려운 카드경영 환경에서 속도감 있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김 내정자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요. 기획재정부 관(官) 출신이지만,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까지 지낸 '삼성맨'이기도 합니다. 민(民)·관(官) 통틀어 풍부한 금융권 네트워크를 보유한 데다, 삼성그룹에서 9년 동안 몸담으며 경영 감각을 익힌 인물이란 평이 나옵니다. 그 만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역량이 갖춰졌다는 뜻이겠죠.

사실 삼성카드의 CEO(최고경영자) 교체는 뜻밖이었습니다. 올해 실적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세대교체를 선택한 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의미일 겁니다. 현 카드업 실태를 살펴보면 연이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 판매 시장'이 하락세를 걷고 있습니다. 핵심 수익사업이 무너지면서 카드사들 모두 경쟁적으로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카드 뿐 아니라 주요 카드사들 모두 CEO 세대교체를 꾀한 배경이기도 하죠.
최근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금융환경을 맞이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동안 삼성카드는 '내실 경영'을 추진해왔습니다. 고금리 시대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탓에 새로운 도전이 어려웠죠. '허리띠 졸라매기'로 비용 절감을 해 실적을 올리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기에는 조달 비용이 내려가 카드사들은 사업적인 성장 기회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과거 2019~2020년 경 금리 인하기에도 카드업계는 '페이 사업' 등 새로운 결제 기술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활황기를 맞이한 바 있습니다.

김이태 경영 체제는 내년 3월 시작됩니다. 삼성카드 내부에서는 김 내정자를 필두로 어떠한 변화가 일지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과거 '삼성전자 출신' 전임 사장인 원기찬 전 사장 시절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김 내정자는 삼성전자 출신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까지 지낸 만큼 결제·데이터 사업 등 디지털 부문에서 큰 혁신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만년 2위'였던 삼성카드가 김 내정자의 경영 혁신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설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죠. 내년부터 펼쳐질 삼성카드의 새로운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