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호실적’ 증권 빅3… 달러 강세에 4분기 실적 견인 ‘안간힘’

KB證, 순익 39억5000만원… 업계 선두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 시장 변동성 확대
현지 네트워크 강화·투자자 발굴 총력

남미경 기자|2024/12/17 17:54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빅3 증권사(KB·한국·NH)가 올해 3분기까지 수익성을 극대화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분기만 하더라도 활황세를 보였던 현지 주식시장이 4분기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 당선과 달러 강세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이들 증권사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각 증권사가 4분기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의 기업금융(IB) 역량을 확대하고 전략적 투자자를 발굴해 실적 견인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9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8억9000만원) 대비 26.8% 증가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6곳 중 KB증권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흑자 규모를 더 늘렸다.

후발주자인 KB증권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2022년 현지 증권사(KBVS)를 인수해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해 사업 영역을 IB분야로 확대하며 수익 다각화를 이룬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지 증권사 인수로 브로커리지 실적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3년 사이 시장점유율도 2배 가까이 늘었다"며 "KB증권의 강점인 IB를 토대로 현지에 진출해 있는 KB금융계열사와 연계 비즈니스를 펼친 점도 성과를 낸 요인"이라고 밝혔다.

5년 연속 적자에 빠졌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만회했다. 2018년 6월 현지 법인 KIS 인도네시아를 출범한 이후 2019년에 12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까지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는 시장 진입 초기에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 설립된 IB본부에서 현지 기업의 기업공개(IPO), 공모채권 발행 등의 성과를 꾸준히 낸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 파생상품인 구조화워런트(SW) 상품 11개를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상장한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을 것이란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사업 안정화를 위해 초기에 투자비용이 많이 들었고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적자가 지속됐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12억6000만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사업 정상화에 성공하면서 4억9000만원의 순익을 거뒀다. 4년 연속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그간 적자를 낸 배경엔 2019년 현지 기업에 거액의 미수거래 자금을 빌려주면서 손실을 떠안은 영향이 컸다.

주식 중개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인 것도 실적에 기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전투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월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도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핵심 전략은 주식 중개 역량 강화, 채권 중개 확장, 신용이자 수익 증대, 활발한 기관 영업으로 인한 안정적인 위탁 주문"이라고 밝혔다.

이들 성장세는 4분기에 다소 꺾일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3분기 인도네시아 증시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활황세를 보였지만, 트럼프 당선 등의 영향으로 4분기엔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불안 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도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증권사들의 진출이 늘어나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현재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불안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기업공개, 인수합병 등의 IB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현지에 전략적 투자자를 발굴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