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투포커스] “비싼 돈 주는 것보다 B급 상품이 낫죠”…고물가에 ‘B급 짠테크’ 뜬다
경기침체로 지갑 닫은 소지자 'B급 상품'으로 눈돌려
소비에서 실리적·실용적 가치 추구하는 MZ세대 특징
강다현 기자|2024/12/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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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현주씨(32·여)는 올겨울 휴양지 여행을 준비하면서 수영복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평소 눈여겨보던 수영복 가격이 10만원대로 금액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다 한 소비자 커뮤니티에서 'B급 상품 50% 할인' 게시 글을 보고 원하는 가격에 수영복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씨는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인데 새 제품은 비싸서 요즘엔 브랜드의 B급 상품을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워킹맘인 서혜미씨(38·여)도 아동의류·도서 등 B급 상품 판매 소식을 모니터링하는 게 일상이다. 서씨는 "아이 용품은 비싸고 오래 쓰지도 못하는데 중고는 사용했던 물건이라 구매가 망설여진다"며 "베이비페어 등 행사에 가서 B급 상품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생활관측연구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에서의 B급 제품 언급량은 2020년 1월 2331건에 올해 8월 기준 5650건으로 2배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중장년층과 달리 MZ세대들의 합리적인 소비 가치 추구로 B급 상품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얼마 전에만 해도 전자제품, 가구 등 큰 물건의 리퍼브가 유행이었는데 요즘엔 작은 단위의 의류, 도서, 생활용품 등의 B급 상품의 시장이 커지는 추세"라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불황 속에서도 본인의 행복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 MZ세대는 새 것보다 가성비 좋은 B급 상품을 구매하며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 당분간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