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대학살의신 신동미(베로니끄), 김상경(미셸) 신시컴퍼니 | 0 | 배우 김상경(오른쪽)과 신동미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대학살의 신'을 통해 1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신시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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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스타배우들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하거나, 처음으로 연극에 출연해 눈길을 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생활의 발견' 등 굵직한 연기로 정평이 난 배우 김상경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블랙 코미디 연극 '대학살의 신'에 출연하고 있다. 중산층 부부의 위선을 꼬집는 이 작품에서 평화주의자인 척하지만 성격장애를 가진 아버지 미셸 역을 맡았다. 중앙대 연극과를 나와 2009년 '엄마, 여행갈래요?' 이후 1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같은 작품에서 미셸의 부인 베로니끄 역을 맡은 신동미 역시 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하다 15년 만에 무대에 섰다.
| 안은진, 우아한 미모<YONHAP NO-4199> | 0 | 배우 안은진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국립극단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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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인', 영화 '시민 덕희' 등으로 친숙한 배우 안은진은 국립극단의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를 통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일런트 스카이'는 안은진이 2017년 '유도소년' 이후 7년 만에 선택한 연극 작품이다. '사일런트 스카이'는 실존 인물인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래빗의 이야기를 다룬다. 안은진은 "원캐스트, 볼수록 더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대본, 학창시절 꿈이었던 명동예술극장 무대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라고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원로배우 정혜선을 비롯해 박정수, 송선미, 이태란, 정찬 등 TV에서 자주 보이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연극 '분홍립스틱'도 내년 초연을 앞뒀다. '분홍립스틱'은 지독하게 시집살이를 시켰던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그녀의 삶을 여자로서 이해하고 용서하며 화해하는 며느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집 세고 깐깐한 성격으로 아들에겐 한없이 다정하지만 며느리에게는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 강해옥 역에 정혜선과 박정수가, 강해옥의 며느리 이지영 역에는 송선미와 이태란이 캐스팅됐다. 배우 정찬도 아들 김현욱 역을 맡아 2년 만에 연극에 출연한다. '분홍립스틱'은 내년 4∼5월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 예정이다.
| 연극 분홍립스틱 문컴퍼니 | 0 | 연극 '분홍립스틱' 출연배우들. /문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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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연극 무대를 선택한 스타배우들도 눈에 띈다. 영화 '극한직업' '베테랑', 드라마 '카지노'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동휘는 LG아트센터서울에서 공연 중인 '타인의 삶'으로 연극에 데뷔했다.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변호사 정우진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준한도 같은 작품을 통해 연극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타인의 삶'은 동독의 비밀경찰 비즐러가 반체제적 성향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배우 크리스타 커플을 감시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 변화를 다룬 작품이다. 이동휘가 이야기의 중심에 선 비즐러 역을, 김준한이 극작가 드라이만 역을 맡았다.
| 연극 타인의 삶 | 0 | 연극 '타인의 삶'의 한 장면. /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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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이도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내년 1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하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명 영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사치, 요시노, 치카 세 자매가 이복동생인 스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유이는 철없는 둘째이자 사치의 든든한 조력자인 요시노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연극무대를 찾는 것은 스스로 연기력을 검증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영화와 TV 드라마, OTT 시장의 위축으로 작품 제작 편수가 줄어든 탓도 있다. 스타배우들의 연극 출연은 무대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스타캐스팅에만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혜원 기자
summerrain@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