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수시 최초합격자 46.1% 등록 포기…서울의대는 ‘0’명

'의대증원 영향'에 연대 의예과 41.3%, 고대 의예과 55.2% 등록 포기

박지숙 기자|2024/12/19 12:55
연합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전형에서 연세대·고려대에 합격한 학생 절반 가까이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대는 합격한 학생들의 6.1%만 등록을 포기했다. 연고대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의 영향으로 자연계열과 의대, 또 의대끼리 중복 합격한 학생이 많아져 이탈자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등록을 포기한 학생은 전년보다 줄었는데 애초부터 내신 최상위권이 대부분 의과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연세대와 고려대 수시 최초합격자 4854명 중 2236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년에 등록을 포기한 최초합격자(1927명·40.6%)보다 5.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수시는 총 6번 지원할 수 있는데, 등록 포기를 했다는 것은 수시에서 중복으로 합격한 학생이 다른 대학을 골랐다는 뜻이다.
연세대는 최초합격자의 47.5%(1033명)가 등록을 포기했다. 지난해 36.4%(784명)보다 249명(31.8%) 늘었다. 고려대는 최초합격자 44.9%(1203명)가 등록을 포기했고 지난해 44.1%(1143명)보다 60명(5.2%) 늘었다.

의대에 합격하더라도 다른 상위권 의대 등 다른 곳에 중복으로 합격해 등록을 포기한 사례도 늘었다. 연세대 의예과 수시 최초합격자의 41.3%도 등록을 포기했는데 지난해(30.2%)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고려대 의예과 합격자도 55.2%가 등록을 포기했다. 전년(50.7%)보다 역시 많아졌다.

종로학원
자연계열의 등록 포기자도 늘었다. 연세대와 고려대 자연계열에서 최초 합격 등록을 포기한 비율은 45.7%로 전년(44.8%)보다 늘었다.

두 학교의 인문계열 포기 비율도 47.7%로 전년(37.8%)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한 후 중복 합격 시 포기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에서 등록포기자가 늘어난 것은 의대 모집 정원 확대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의대에 많이 지원하고 의대 정원도 늘어나다 보니 중복 합격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반적으로 중상위권부터 중하위권까지 전반에 걸쳐 추가 합격이 상당히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자의 등록 포기자는 올해 133명(6.1%)으로 전년(7.3%)보다 1.2%p 줄었다. 서울대 의대에 최초 합격한 학생은 아무도 등록을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대 자연계열과 인문계열 각각 115명, 17명이 등록을 포기했는데 전년(141명, 19명)보다 모두 줄었다.

임 대표는 "내신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은 서울대 자연 계열보다는 지방권 의대에 집중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대 간 중복 합격이 많아져 추가 합격에 따른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