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이 권한만 누리는 총수일가…163개 회사서 미등기임원 재직
2024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공개
이지훈 기자|2024/12/19 14:38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는 163개사(5.9%)로 비율이 전년보다 0.7%포인트(p) 늘었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회사의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63.6%(11개사 중 7개사)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호석유화학, 중흥건설, 셀트리온, DB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총수는 평균 2.5개 회사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총수 2·3세는 평균 1.7개였다. 총수일가의 미등기임원 겸직 수(1인당)는 중흥건설, 유진, 하이트진로·한화·효성·KG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의 절반 이상(54.1%)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다. 사익편취란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특수관계인, 또는 특수관계인 소유 계열회사와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사업 기회를 제공해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를 말한다. 결국 총수일가가 등기임원으로서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미등기임원의 권한만 누리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이사회의 내부 견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시장감시가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88개 중 신규 지정 집단 7개와 특별법으로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80개 집단 소속 2899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했다. 총수일가의 경영참여 현황 분석은 71개 총수 있는 집단 2753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