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사랑실천 ‘전주시 얼굴없는 천사’ 올해도 왔다

상자안에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 두고 가

박윤근 기자|2024/12/20 13:24
전주 얼굴없는 천사가 20일 전주시 노송동에 놓고간 상자./전주시
연말인 12월이면 전북 전주시민들은 그를 이름도 모르는 기대한다. 그를 시민들은 '얼굴없는 천사'로 부른다.

그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나타나, 어려운 시국 속에 훈훈한 감동을 안기고 사라졌다. 벌써 25년째 이어진 사랑이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6분께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기자촌 한식뷔페 맞은편 탑차 아래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 주세요"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달려간 직원들은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에는 늘 그랬던 것처럼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이 들어있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올해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이 얼마인지는 아직 모른다. 전주시는 곧 금액을 확인할 예정이다.

얼굴없는 천사의 첫 선행은 지난 2000년 4월 처음 시작됐다. 당시 중노송 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가 24년간 25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은 총 9억6479만7670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