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기자의 와이드엔터] 빛과 그림자 교차한 2024년 가요계

로제 '아파트' 등 K팝 인기는 여전…민희진·하이브 분쟁은 악재

조성준 기자|2024/12/22 11:09
민희진(왼쪽 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뉴진스가 지난 4월과 11월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이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의 모 회사인 하이브를 상대로 법적 공방에 나섰고, 뉴진스는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공백에도 블랙핑크 로제와 제니, 세븐틴과 스트레이 키즈 등 올 한해 K-팝 아티스트들의 전 세계적인 인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그러나 가요계 내부로 눈을 돌려보면 좋은 일보다 나쁜 일아 더 많았다.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등 몇몇 인기 가수들의 위법 행위, 걸그룹 뉴진스를 둘러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분쟁 등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2024년 가요계를 다섯 개의 키워드로 되돌아봤다.

▲민희진

지난 4월 어도어의 모 회사 하이브를 직격했던 그의 기자회견은 가요계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여러 모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당시 자신을 축출하려 한 하이브 최고 경영진에게 2시간 넘도록 실명과 비속어 심지어 욕설까지 마구 쏟아냈던 날 것 그대로의 언변은 '기자회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줬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평가를 이끌어내며 당혹스러움과 대리 만족의 통쾌함 등 다양한 뒷맛을 선사했다. 또 아티스트의 성공에 기여한 지분을 측정하는데 있어 매니지먼트·프로듀싱과 자본 중 무엇인 우선인가에 대한 질문도 제시했다.

▲하이브

BTS를 앞세워 국내 엔테테인먼트 기업들 가운데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는 등 거침없이 사세를 키워온 하이브에 2024년은 '시련의 한해'였다. 뉴진스가 자회사인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 말고도 음반 밀어내기 의혹과 굿즈 갑질 등 연이은 악재에 휘청거렸다. 창업자인 방시혁 의장이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체결한 4000억원 규모 이면계약 이슈 등 이른바 '오너 리스크'도 도마에 올랐는데, 이 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하이브의 시급한 내년 과제다.
▲음주

트로트와 성악을 넘나들며 최고의 나날을 보내던 김호중이 지난 5월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데 이어, 8월에는 BTS 슈가가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자택 인근에서 술에 취한 채 전동 스쿠터를 몰다 적발됐다. 바쁜 연예 활동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한 잔의 술로 푸는 걸 누가 나무랄까. 단 정도껏 즐기느냐가 중요하다. '술은 죄 없다. 죄는 술 먹고 사고 치는 인간들한테 물어야 한다'던 어른들의 옛말이 새삼 와 닿는다.

▲쇠맛

에스파의 히트곡 '슈퍼노바' '아마겟돈'에서 비롯된 유행어다. 차가운 금속 재질이 연상되는 미래 지향적인 느낌의 음악과 패션 스타일을 일컫는 신조어로, '쇠맛'의 뜻을 묻는 질문에 "코피 났을 때 입에서 느껴지는 맛"이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쉰세대'다.

▲'아파트'(APT.)

로제의 솔로 데뷔 앨범 수록곡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공개된 노래로,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불러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8위까지 올라가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친근한 멜로디 전개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강남스타일'과 흡사해 기록적인 히트를 기대했지만, 아쉽게 이에 미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