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전쟁, 중국 경쟁력 강화로 미 일방적 우위 어렵다
WSJ "中, 범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 미중 반도체 공급망 전쟁 확대"
"中 전략, 국가 지원·공격적 가격책정·장기전 의지 등 성공사례 답습"
"미, 리튬 독립 어려워...나트륨 배터리 개발서도 중국 초기 우위"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4/12/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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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저가형 레거시(legacy·범용) 반도체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해 왔고, 미국이 이차전지의 핵심 광물로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리튬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도 중국이 초기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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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전쟁 전략, 국가 지원·공격적 가격 책정·장기전 의지 등 성공 사례 답습"
WSJ은 이어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더 충분하게 발달한 레거시 반도체 생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이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침과 같은 하이엔드(고급) 반도체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자동차·가전제품 등에 필수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반도체 웨이퍼 제조장비 구매에 2021년(240억달러) 대비, 2배 가까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410억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 세계 총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총체적인 전략은 대규모 국가 지원, 공격적인 가격 책정, 다른 경쟁자들이 기꺼이 하지 않을 수 있는 장기전에 대한 의지 등 태양광 패널과 같은 분야에서 중국의 성공 사례와 유사한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들의 레거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4%에서 2023년 18%로 늘어났는데, 지난해 중국 고객사들이 중국 업체로부터 레거시 반도체를 구매한 비율이 53%로 2017년 48%에서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WSJ은 "미국의 기술 통제 전략이 한정된 수의 첨단 기술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 접근 방식이지만, 분쟁을 제한하는 것을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다른 분쟁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도 충돌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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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배터리 초기 상용 버전 대량 생산 유일 국가 중국, 미 기업, 기술 이전 받는 처지"
아울러 WSJ은 미·중 배터리 공급망 전쟁과 관련, 미국이 리튬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리튬 대신 나트륨 배터리를 개발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완전히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식탁의 소금으로 만들 수 있는 소다회(soda ash)라는 나트륨 화합물을 사용하는 배터리 개발은 초기 단계이지만, 리튬과 달리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특히 미국의 매장량이 전 세계 92%라고 전했다.
미국 연구자들과 기업가들은 미국을 배터리 제조 강국으로 만들려는 두번의 시도에서 실패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대한 정책 입안자들의 초당파적인 협력,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WSJ은 알렸다.
하지만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초기 상용 버전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으로 미국 기업은 자체 개발을 하면서 중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야 할 처지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배터리에 비해 더 견고하고, 잠재적으로 더 안전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도 있다.
미국 지질연구소에 따르면 리튬 생산에 중요한 제련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65%다. 이어 호주 29% 아르헨티나 5% 등의 순이다. 리튬 매장량은 칠레 36%·호주 24%·아르헨티나 10%·중국 8% 등의 순이며 생산 능력은 호주 47%·칠레 30%·중국 15%·아르헨티나 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