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더 이상 손 놓을 수 없다” 현대百, ‘웨더 리스크’에 협력사와 맞손

협력사·협회와 기후변화 TF 출범…업계 첫 사례
긴 여름·짧은 가을 반영해 계절 전략 수정 예정
시즌 아이템 확대·환절기 특별 세일 등 방안 검토

서병주 기자|2024/12/23 09:54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현대백화점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패션업계 위기가 심화되자 현대백화점이 패션 협력사 및 한국패션산업협회와 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모색한다. 올해 들어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며 패션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짐에 따라 내년부터 공동 대응에 나선다.

23일 현대백화점은 주요 패션 협력사 15개사와 한국패션산업협회, 현대백화점 패션 바이어로 구성된 20여 명 규모의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백화점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바이어와 함께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패션 브랜드 운영사, 전반적인 패션산업의 선진화를 주도하는 사단법인도 참여하는 3자 협력구조를 구축한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기후변화 TF에서는 시즌 운영 방침을 최근의 기후변화에 적합하도록 재정립할 계획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평년 대비 기온이 상승하며 여름이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가을이 짧아져 기존의 사계절 구분보다 유연한 운영이 필요해지면서다.

현대백화점은 기후변화 TF를 통해 길어진 △여름 대응 방안 마련 △환절기 상품 특별 세일 추가 진행 △계절에 맞는 신제품 출고일 변경 여부 등 전방위적인 판매 전략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초여름부터 한여름, 늦여름까지 장기화된 여름 시즌을 세분화해 시점별 날씨에 맞는 아이템의 생산 및 판로,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협력사는 냉감 소재를 적용한 기능성 아이템이나 겹쳐 입기 편한 환절기 아이템 등 세부 시점 주력 아이템 물량을 늘리고 현대백화점은 프로모션 및 특별 마진 할인, 대형 행사 전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여름 정기 세일 외에도 환절기 특별 세일 등 시즌 특화 프로모션을 8~9월 추가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계절 변화 추이에 맞는 연간 시즌 운영을 위해 현대백화점은 기후변화 TF를 중심으로 협력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새로운 계절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FnC, 하이라이트브랜즈, 데무 등 기후변화 TF에 대·중견·소기업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는 만큼, 생태계 전반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내년 1분기 중 실행하는 게 목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각자의 영역에서 고민이나 벤치마킹 포인트를 교류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합심해 극복해 나가자는 게 이번 TF의 가장 중요한 취지"라며 "향후 백화점의 강점을 살려 날씨 변화에 따른 판매 현황을 비롯한 유용한 데이터를 협력사들과 공유해 급변하는 기후에 협력사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