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체질개선’ 효과…올해 통신사 밸류 확 높아졌다

통신3사 연초 대비 주가·시가총액 '쑥'
신사업 고성장 지속, 'ROE 10%' 자신감도
내년 AI 수익화 본격 시동, 몸집 더 커질 듯

연찬모 기자|2024/12/23 16:28
통신3사가 올해 비(非)통신 중심의 고강도 체질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AI 등 신사업 확대와 밸류업 계획 발표로 연초 대비 주가 상승을 이루면서 일제히 3사 모두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체질개선 성과가 본격화될 내년 외형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 주가는 지난 20일 5만60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4만9950원)과 비교하면 12.1% 올랐다. 이에 따라 연초 10조93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12조원을 넘어섰다. KT는 통신3사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상반기까지 3만원 중후반을 오가던 주가는 이달 초 4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20일 기준 KT 주가와 시가총액은 각각 4만4700원, 11조2600억원으로 연초 대비 30.9%, 27%씩 올랐다. SK텔레콤과의 시가총액 격차도 1조원 미만으로 좁혀졌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0일 기준 시가총액 4조7500억원을 기록, 올해 첫 거래일(4조4400억원)보다 3100억원 늘었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이지만, 3분기까지 시가총액이 4조2000억원대에 그쳤던 점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통신3사의 기업가치 상승은 신사업 비중 확대 덕분이다. 정체기를 맞은 통신 사업의 매출 공백을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으로 성공적으로 메꾼 결과다. 3분기 각 사 실적을 보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매출은 각각 609억원,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30%씩 늘었다. 같은 기간 KT는 5대 성장사업(AI컨택센터·사물인터넷·스마트모빌리티·스마트공간·에너지)에서 11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년 전보다 27% 늘었다. LG유플러스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 등을 포함한 기업인프라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42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 통신 3사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업계에선 AI 수익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으로 '수익구조 다변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새로 개편한 7대 사업부 중 4개(에이닷·GPAA·AIX·AI 데이터센터 사업부)가 AI 관련 조직이다. KT는 기존 B2B(기업간거래) 조직에 AI와 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포함했고, LG유플러스는 AI 상품·서비스를 담당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4차산업 패권 경쟁 재개 기대감에 통신업종 주가가 강세를 띌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에는 AI에 이어 양자암호통신이 새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