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원, 고려아연 사태 우려 서한…‘MBK·中 관계’ 언급

美국무부 차관에 공식 전달
공급망 '탈중국' 위한 한미협력 강조
"한미 공동노력 약화시킬 수 있다"

김유라 기자|2024/12/25 16:50
고려아연 본사가 입주한 그랑서울 빌딩 내부. /고려아연
고려아연 사태에 미국 하원의원이 직접 우려를 표명했다. 고려아연 인수를 시도하는 MBK 파트너스에 중국 자본이 일부 포함되는 만큼, 광물 공급망에서의 '탈중국'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릭 스왈웰(Eric Swalwell) 미 하원의원은 최근 호세 페르난데스(Jose Fernandez) 미 국무부 차관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고,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언급했다.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력해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안보를 제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스왈웰 의원은 서한에서 중국이 핵심 광물에 대한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등 자원 무기화에 나선 점을 설명했다. 또 경제 안보를 위한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서 협력해야 할 기업으로 고려아연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데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아연을 비롯해 은과 동 등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울산에 위치한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통해 전세계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경영권 분쟁을 겪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의 주요 투자자(LP) 중 하나로 중국투자공사(CIC)가 있으며, 핵심광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한미 협력의 구심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왈웰 의원은 "중요한 기술의 유출이나 중국의 영향을 차단하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올해 의장국이 한국인 점을 고려해 미국이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개발하기 위해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MSP는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와 다변화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미국 주도로 출범한 협의체로, 한미일 등 14개국과 유럽연합(EU)이 참여 중이다.

한편, 스왈웰 의원은 미국 의원협의체인 '핵심광물협의체(Critical Materials Caucus)'의 공동의장 자격으로 이번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광물협의체는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보장하기 위해 결성된 하원의원들이 구성한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