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새 트렌드로… 가전사업 미래 렌털시장서 찾는다
LG전자 가전구독 매출 1조2386억원
삼성전자도 하반기부터 구독 사업 확대
젊은세대 중심 소비 트렌드 변화 영향
말레이·대만 등 해외로 서비스 범위 넓혀
김영진 기자|2024/12/29 18:03
돌파구가 필요했다. 고심 끝에 찾은 활로는 '구독경제'다. 정수기 등 소형 가전에 특화됐던 '렌털' 시장에서 가전 사업의 미래를 찾겠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수년 전부터 가전 구독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본격적인 구독 사업에 나섰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3분기 가전 구독 매출(케어 서비스 미포함)은 1조2386억원이다. 이미 지난해 가전 구독 매출(1조134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목표한 올해 연매출 1조8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LG전자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부터 가전 구독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 1일 'AI 구독클럽' 서비스 개시 이후 3주간 가전 판매의 약 30%가 이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을 정도다.
가전 구독도 빠르게 자리 잡는 추세다. LG전자의 국내 가전 매출 중 구독 매출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0% 이상으로 5%p 상승했다.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일반 가전 영업이익률이 3~5% 수준인 것에 비하면 구독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0%를 웃돈다. LG전자도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가전 구독 사업을 통한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가전업체들은 구독경제를 국내에 이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말레이시아에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대형 가전을 포함한 종합 가전 구독 서비스인 'LG 렌트업(LG Rent UP)'을 선보였고 대만에서도 이 서비스를 확대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90% 이상을 AI 제품으로 내세운 'AI 구독클럽'을 통해 국내외 시장 장악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위정현 교수는 "해외에서 고가의 브랜드로 통하는 LG나 삼성의 제품은 수요는 많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구매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전 구독 서비스는 이러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해외 소비자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