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 권한 벗어난 임명”… 대통령실 참모진 ‘항의성 사의’
박영훈 기자
2025/01/01 17:43
2025/01/01 17:43
"韓총리도 못내린 결정, 일방적 진행"
崔 "힘 모을때… 사표 수리계획 없다"
|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와 수석비서관 전원이 최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최 권한대행이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가 끝나고 1시간이 지난 후 언론에 알렸다.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다수의 국무위원은 비공개회의에서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 따르면 반발은 국무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시작됐다.
이 밖에 "한 총리가 고심 끝에 헌법재판관과 관련된 여야 합의를 해달라고 하면서 탄핵소추까지 당했는데, 어떻게 며칠 만에 뒤집을 수 있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가지고 최 권한대행을 곧바로 탄핵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8인 체제' 헌재가 구성된 만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우선 해소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전날 의원총회에서 부글부글 끓는 비판이 많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최 권한대행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탄핵에 선을 그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 후보를 제외한 2명의 후보만을 임명한 결정을 두고 "해괴하고 기이한 결정"이라면서도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치지만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의 집단 사의 표명은 전날 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일부를 임명한 데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의 행동에 대한 대통령실의 경고 차원일 수도 있다"며 "현재 최 권한대행을 보좌할 곳은 대통령실이다. 대통령 비서실이 중심을 잡고 국가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 사의 표명은 정치적인 행위"라며 "최 권한대행에겐 불만을 드러내고, 대통령에겐 '죄송하다'라는 의미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대통령비서실 참모진들의 일괄 사표를 반려하기로 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표는 수리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 권한대행 측은 "최 권한대행은 지금 민생과 국정안정에 모두 힘을 모아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표를 수리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