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저지’ 제소 검토

최효극 기자
2025/01/05 09:15

"투자심의 과정 결함" 이의 제기
인수 대신 자본 제휴 전환도 검토
'트럼프 취임하면 결정 번복' 기대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에 위치한 US스틸의 에드거 톰슨 제철소. 2024.4.28 /AP 연합뉴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계획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불허 명령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소송 제기 등 대안 검토에 나섰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 인수계획 발표 이후 US스틸 주주의 동의를 얻었지만, 미국의 대미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이번 인수 건이 국가 안보에 우려가 되는지 심사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일본제철은 2월2일까지 미국 법원에 인수 포기 명령의 일시 중지를 요청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일본제철은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 자체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이 결정의 전제가 된 CFIUS의 의사결정 과정의 결함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망했다.
일본제철은 인수 불허 명령에 대한 성명을 통해 "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 향후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제철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당한 개입으로 CFIUS의 심사가 왜곡됐는지 여부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조직표를 갖고 있는 전미 철강노조(USW)가 US스틸 매각에 반대하면서, 이 의견이 결정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대신 출자 비율을 낮춘 자본 제휴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인수구조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예상했다. 그러나 출자 비율을 낮추더라도 여전히 CFIUS 심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통할지는 불확실하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도 US스틸 매각에 반대해 왔지만, 일본제철의 모리 타카히로(森高弘) 부회장 겸 부사장은 "이번 건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매우 부합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국내 회귀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 내 고로 투자 계획을 포함한 일본제철의 인수안은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US스틸 매각 불허 명령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

일본제철은 또 트럼프 당선인의 매각 반대 입장을 바꾸기 위해 27억 달러(약 4조원)로 예상되는 인수금 외에 추가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US스틸은 20세기 초반 미국 산업 발전을 이끌었고 대공황, 세계 대전 등을 거치며 철강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미국 철강 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철강 수요 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재정적인 압박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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