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붕괴로 中 가구 자산 폭감 비명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2025/01/05 14:08
2025/01/05 14:08
中 GDP의 100% 넘는 자산 증발 추산
2021년 헝다의 몰락으로 본격 시작
소비 여력도 붕괴, 당분간 회복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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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금세기 진입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부동산 산업은 그야말로 중국 경제의 효자라고 단언해도 좋았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부동산 및 관련 부대 산업이 GDP(국내총생산)의 25% 정도를 차지할 만큼의 덩치를 자랑했다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지속적인 장밋빛 지속 성장이 예상됐다.
하지만 2021년 들어 이상징후를 보이는가 싶더니 하반기에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현재 2조4000억 위안(元·480조 원)으로 늘어난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채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일변했다. 그동안 너무나도 과도하게 커진 부동산 버블이 마치 빅뱅처럼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악영향을 받지 않은 채 정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정점 대비 최대 40∼50% 폭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재산을 부동산으로 보유한 가구들의 자산이 대거 줄어들 수밖에도 없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폭감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중국 경제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의 5일 전언에 따르면 전체적으로는 2024년 130조 위안, 달러로는 17조8000억 달러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되는 GDP 대비 100% 전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 깊이 들어갈 경우 대략 3억 가구가 평균 43만 위안 전후의 자산 감소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계산도 바로 나온다. 연 1인당 GDP가 10만 위안이 채 안 되는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중국인들의 소비에 대한 여력이나 욕구가 여전히 요동치거나 아직 살아 있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내수 경기가 싸늘하게 식은 것은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아무리 빨라도 2027년까지는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중국인들과 중국 경제가 당분간 고난의 행군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자국 경제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