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속에 있던 보물 세상 빛을 보다’…안동시, 앙드레 부통 신부 벽화 50년 만에 공개

0107 ‘앙드레 부통’ 신부의 벽화 50년 만에 세상과 만나다 0 앙드레 부통 신부가 구 안동예식장에 남긴 벽화/안동시

반세기 동안 예식장 벽 속에 봉인돼 있던 벽화 한 점이 오는 8일 세상에 공개됀다.

7일 안동시에 따르면 벽화는 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10여 년간 안동교구를 중심으로 전국의 성당이나 공소에 성화를 그려 선교활동을 펼쳐 온 프랑스 베네딕도회 앙드레 부통 신부(Andre Bouton 1914~1980)의 작품이다.

부통 신부는 예루살렘 등의 중동지역 일대와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그가 남긴 여러 작품의 미술적 가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주로 성화를 중심으로 성당과 공소에 벽화를 그렸으나 이번에 공개될 벽화는 한국 전통혼례의 모습이 담긴 민속화의 성격이 강하며 성당과 공소가 아닌 예식장에 벽화가 그려진 점과 당시 옛 안동예식장을 운영했던 고 류한상 전 안동문화원장이 예식장에 벽화그림을 선물로 받게 된 과정이 녹취록으로 남아있고 주로 그렸던 선교 목적의 성화가 아닌 민속화를 그린 점은 희소성이 높아 뛰어난 예술성에 그 가치를 더한다.

이 벽화는 1973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착공되는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리모델링 공사로 영원히 묻힐 뻔했으나 예식장 벽 속에 보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지난해 11월 벽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 확인 작업과 동영상 촬영으로 그 존재를 확인해 발굴·보존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번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극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됀다.

시는 본격적인 학술연구를 통해 해당 벽화의 예술적 가치와 부통 신부의 안동교구에서의 행적 등을 전방위적으로 연구해 보존과 활용 등에 대한 후속 조치와 함께 경상북도 등록문화유산 추진도 병행해 벽화 보존의 당위성과 가치를 홍보할 계획이다.

또 벽화 개방과 보존, 활용을 위해 미술계·종교계·문화계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벽화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교순 시 건축과장은 "부통 신부의 구 안동예식장 벽화는 희소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작품이며 벽화를 활용해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구도심 재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