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7개월째 ‘흑자행진’에도…트럼프 ‘급제동’ 우려 커져

이충재 기자
2025/01/08 09:28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000만달러 흑자로 연간 목표인 '9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올해부터는 수출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약 13조53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다.

지난해 11월 흑자액은 10월보다 5억달러 가량 줄었지만, 1년 전(38억9000만달러)보다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도 2023년 같은 기간(280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554억7000만달러나 늘었다.
항목별로 상품수지가 97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2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은 571억달러로 1년 전보다 1.2% 늘어나며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4.0%) 보다 더뎌졌다.

특히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9.1%)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품목 수출과 대 미국(-5.2%)·일본(-2.4%)·중국(-0.7%) 수출은 줄어들었다.

수입은 473억5000만달러로 4.4% 줄었다. 석유제품(-19.4%)·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했고, 반도체 제조장비(77.4%)·반도체(24.5%) 등 자본재 수입은 11.3%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7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9억4000만달러로 10월(34억5000만달러)보다 줄었다. 분기 배당 지급 등으로 배당소득 수지 흑자(6억달러)가 한 달 사이 18억9000만달러 감소한 영향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1월 중 97억6000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4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00만달러 줄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3억9000만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21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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