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앙은행, 올해도 ‘유연한 통화정책’…美 트럼프 정책에 촉각

정례브리핑 중인 다오 민 뚜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베트남 중앙은행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물가안정을 목표로 유연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정책에 따라 국내 정책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8일 베트남통신사(TTXVN)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2025년 통화신용정책 방향과 금리 정책을 발표했다.

다오 민 뚜 SBV 부총재는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추세고, 채권·주식시장과 부동산 부문도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중심인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7.09%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5.05% 성장률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외국인 투자와 수출 증가에 힘입은 놀라운 성장이지만 경제학자들은 베트남의 은행·부동산 부문의 취약점이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신용 성장률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뚜 부총재는 "비은행권 대출과 부실채권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고 시중 은행들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은행 대출은 전년 대비 15.08% 증가했고, 중앙은행이 올해 신용 성장률 16%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은 베트남 사상 최대의 금융사기인 쯔엉 미 란 반틴팟 홀딩스 회장의 사건에 연루된 사이공상업은행(SCB)에 대한 구제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민간은행들이 인수하기로 한 취약은행 두 곳의 합병 작업은 음력설 전까지 마무리 될 전망이라 밝혔다. 중앙은행은 사상 최대의 금융사기에 휘말린 SCB의 파산을 막기 위해 240억 달러(34조 9176억원) 상당의 특별 대출을 투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팜 찌 꽝 중앙은행 통화정책국장도 같은 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 밝혔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 당선인이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베트남 당국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꽝 국장은 "세계 환경에 맞춰 환율 정책을 계속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라며 "2025년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와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중앙은행이 시장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동(VND)은 현재 미 달러화 대비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깝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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