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일담]없애거나 키오스크로 대체하는 은행점포, 지역·고령고객은 갈 곳 잃나?
조은국 기자
2025/01/08 18:00
2025/01/08 18:00
이처럼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전환과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영업점을 통폐합하면서 은행 점포간 간격이 큰 곳은 이동거리가 20km를 넘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물리적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곳은 비수도권과 비도시 고령화 지역 위주인데요. 횡단보도를 마주하며 은행 점포가 경쟁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이 때문에 디지털에 취약한 지역 고령계층의 금융접근성 저하와 소외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은행들도 지역과 고령층 금융소외 확대와 은행 점포의 접근성 격차를 줄여가기 위해 무인점포를 확대하거나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고령 고객들이 무인점포에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는 물론 간소화했다는 모바일뱅킹 앱 자체도 이용하기 어려워한다는 데 있습니다. 키오스크가 설치된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고령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은행 키오스크보다 간편한데도 말이죠.
그럼에도 고령화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소외 현상이 심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농협은행은 농촌 경제지원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전국 각지에 영업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울릉도 등 격오지에도 영업점을 유지하는 등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100여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농협은행은 지역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직접 고령 고객들에게 모바일뱅킹 앱 가입부터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등 수시로 교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지점에서 직접 디지털 교육을 받은 고령층은 모바일뱅킹 앱을 익숙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 효과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역과 고령층 금융소외를 완화하기 위해선 무인점포를 확대하거나 일률적인 금융교육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역 점포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단순히 고령층이 배워야 한다고 원론적인 얘기를 할 게 아니라, 금융공공성 차원에서 최소한의 점포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을 높여갈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과 고령층 소외 현상이 한층 완화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