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감축 예고한 트럼프 선택에 촉각
김현민 기자
2025/01/09 13:31
2025/01/09 13:31
[돌아온 트럼프 '뉴 노멀'시대로]
젤렌스키 "안보 보장 전제 러와 대화 가능"
트럼프, 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 입장 지지
우크라 희생 전략, 유럽·미 의회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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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전쟁을 멈추게 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는 첫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그가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안보 보장을 제안하면 러시아와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다만 그의 차기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방안의 내용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종전을 위한 협상안에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유보 등을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해 말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이 구상 중인 종전 협상안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20년 유예, 우크라이나 영토 내 유럽연합(EU)·영국 평화유지군 주둔 등이 담겼으며 러시아는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러시아를 적으로 규정하는 미국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끌어내는 트럼프 당선인의 방침은 유럽 동맹국, 미국 의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의 대가로 영토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어떤 영토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천명해 왔다.
아울러 나토 가입을 국가 안보의 핵심 목표로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면 단기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더 취약해져 안보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이다.
주요 서방 동맹국 그리고 미국 연방의 민주당 및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해 온 대로 발을 빼는 순간 리더십 약화 및 국제적 책임 회피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군사·경제적으로 미국, EU 등 서방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전망이 실현되면 유럽의 다른 주요국들과의 동맹을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려고 할 것이며 전쟁 장기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